포럼·심포지엄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은 ‘중소기업’에 있다

KECI | 2016.10.25 15:34 | 조회 3745

[문화저널21=박영주 기자]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와 문화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방법을 꾀하고자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성토의 장을 열었다. 지난 14일 국회도서관에서는 이주영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문화저널21이 주최하고, 한국경제문화연구원이 주관한 ‘대한민국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서는 최근 한진해운을 비롯한 조선산업의 약세와 제조업의 부진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날선 지적이 쏟아졌다.

 

▲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대한민국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 심포지엄에서 환영사 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이날 이주영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K-POP 등 한류문화의 확산으로 직간접적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의 문화콘텐츠와 IT산업기술을 적극 이용한다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최세진 문화미디어 회장 역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 경제의 현실을 점검하고 한류를 융합한 중소기업의 활기와 지속적 성장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현실에 부합하는 결과가 도출돼 공감대가 형성되고 역량이 결집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연 및 주제 발표는 총 4가지 섹션으로 이뤄졌다. 각각의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 이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산업지원 방침이 대전환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처럼 대기업 중심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중소기업 중심으로의 산업전환이 이뤄져야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열린 ‘대한민국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첫 번째 기조강연을 맡은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주제를 통해 현행 법인세 제도에 일침을 놓았다. 

 

강 전 위원장은 “재벌들의 실효세율은 약 13%가량인 반면, 중소기업은 약 14.9%에 달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정부에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지적하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법인세를 더 많이 내는 현재의 조세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도약의 길을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에 있어 ‘권력 분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전 위원장은 “현재 정부에서 정치권력의 분산이 잘 안되는 것 같다. 강한 나라로 가야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경제권력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중심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분산돼야 한다. 경제민주화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는 야권에서 내세운 목표 중 하나다. 대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성장해온 지금까지와는 달리 아래로부터의 성장,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해야한다는 것이 골자다. 강 전 위원장은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선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 연장선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이가 박주봉 대주 KC회장이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인을 춤추게 하라’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 우리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제도에 대해 거침없이 날을 세웠다. 

 

▲ 박주봉 대주KC 회장이 14일 ‘대한민국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박 회장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막는 것 중의 하나가 대기업들의 무차별적 사업확장이라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먼저 대기업들의 문어발식 운영을 막아야 한다”며 “중소기업들이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도 대기업들이 다 독식해버린다. 이런 구조가 계속 되면 문제가 있다. 아래로부터의 성장은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형마트로 인해 소멸하는 중소기업들의 수를 예로 들며 “대형마트가 하나가 생기면 주변에 10인 이하로 구성된 중소상권 1500개가 망한다. 1년에 생기는 대형마트만 평균 7개인데, 이를 감안하면 1년에 망해서 거리로 떠도는 중소기업 종사자들이 얼마나 많느냐. 이들이 받는 고통은 얼마나 클 것 같으냐”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기업 중심의 지원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으려면 갖가지 서류적 절차들이 까다롭다. 그런데 대기업들은 너무나 쉽게 몇억씩 지원을 받는다”라고 현행제도에 메스를 대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능력이 있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상당한 역량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의 가능성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뿐이라고 지적한다.

 

▲ 차얍딧 후탄누왓 태국 SHOW DC몰 회장이 14일 ‘대한민국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동남아에 부는 한류 신화창조’라는 주제로 세 번째 강연을 맡은 차얍딧 후탄누왓 태국 SHOW DC몰 회장은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갖춘 역량에 대해 한국인보다 더 열성적으로 강조했다.  

 

차얍딧 회장은 “한국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의 K-POP문화는 이제 단순히 스타 개개인이나 노래 등을 넘어서 음식, 패션, 뷰티 등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정말 놀랍고 눈부신 성장”이라고 추어올렸다.

 

그는 10년 전에 한국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한국이 10년만에 기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의 모습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며 “한국의 문화는 이제 세계적인 문화로 인정받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 하나가 태국 전역에 치맥 열풍을 불러왔고, 작은 섬에 불과한 남이섬 역시 ‘겨울연가’라는 드라마로 세계인이 찾는 명소가 됐다. 좋은 콘텐츠는 엄청난 가치를 불러온다”고 강조했다. 

 

차얍딧 회장은 이어 “한국의 중소기업들 하나하나도 깜짝 놀랄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은 대기업 못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며 한국 중소기업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에게서 가능성을 읽어내고, SHOW DC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차얍딧 회장은 태국 중심에 위치한 SHOW DC몰에는 한국 중소기업들의 제품들이 진열되고, 유통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들보다 더 한국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진 차얍딧 회장의 연설에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강연을 맡아 피날레를 장식한 이는 김봉준 현성그룹 회장이었다. 물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회장은 ‘세계로 뻗어가는 K뷰티’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 김봉준 현성그룹 회장이 14일 ‘대한민국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 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없어선 안될 아이템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남들이 하는 것, 비전이 보이는 것을 하면 이미 나눠먹기 게임이다.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재도약을 위해서는 남들이 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새로운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래야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화장품 산업에 뛰어들면서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전문가들이 다 한국에서 기술을 뺏어가려 할 정도”라면서도 ‘과도한 규제’로 성장을 막는 우리나라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속된 말로 호구”라며 “예산으로 R&D 개발자금이 나오면 정말 필요한 회사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다 가져가버린다. 그러다보면 중소기업들이 역량을 개발해 육성할 수 있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세계 시장에서 뒤처지게 된다”고 말했다.

 

전략적인 산업에 제도적 지원과 협력을 더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아직 대기업 중심의 지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이러한 제도적 문제에 우려를 표하며 재도약을 위해서는 규제를 풀고, 강소기업들을 찾아내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엑셀만 밟는다고 결승에 골인하진 못한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들에게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여러분 스스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한류 열풍에 맞는 소재를 나름대로 찾아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향성을 모든 국민들이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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